가상 서버?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그게 뭔지 전혀 몰랐다. 그냥 나와는 관련이 전혀 없는 멀고 먼 미래 시대의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있었다. 심지어는 도메인과 서버를 동일시하기도 했다.

사실 지금도 내 소유의 서버에서 이렇게 자체적인 블로그를 만들어 세팅까지 하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얼떨떨할 따름이다. 아무것도 몰랐던 꼬꼬마가 2년 뒤에 네이버 블로그도, 티스토리도 아닌 WordPress라는 한국에서는 마이너한 축에 속하는 컨텐츠 관리 도구를 사용해 글을 쓸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.1

그러다가 어느 순간 디스코드라는 채팅 프로그램의 봇에 눈을 조금 뜨게 되었고, 이를 계기로 Vultr라는 곳에서 나만의 첫 ‘서버’를 만들게 되었다. 그 때는 오로지 그 봇만을 구동하기 위할 목적으로 정말 어렵게 시작했을 때였고, 그 봇의 언어가 Python이어서 패키지의 설치를 시도했는데 뭐가 계속 잘 안 돼서 억울하다시피 했던 적도 있다. 결국 성공은 했지만 그 때 당시의 나는 그 서버를 봇만 구동할 수 있었던 서버로 생각했고, 나중에 웹 서버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설치를 시도해봤을 때도 웹 서버 프로그램 중 하나인 Nginx와 PHP의 연동에 자꾸 실패해서 그냥 관뒀던 적이 수없이 많았다.

그러던 내가 본격적으로 웹 서버를 병행해 열게 된 것은 기존의 수없이 많았던 실패에 열불이 나서 눈에 불을 켜고 가이드를 찾아보던 중 ‘Lael’이라는 분의 우분투 웹서버 설정법을 보고 나서부터였다. 정말 체계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었고, 그대로 따라하니 그대로 서버가 열릴 정도로 쉬웠다. 그 작성자분께서 이 글을 보실 지는 모르지만, 보시게 된다면 깊은 감사인사를 전해 드리고 싶다.

그 후 Vultr에서 계속 웹 서버와 봇을 구동해 나가다가,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장 가까운 도쿄에 리전을 뒀음에도 간헐적으로 저하되는 네트워크 성능 때문에 DigitalOcean이라는 다른 업체로 발을 내딛었다. 미국 리전의 서버를 사용했는데 오히려 Vultr보다 네트워크 성능이 잘 뽑혀서 한 6개월 간은 문제없이 썼다.2 체계도 갖춰지지 않은 곳이었고 다른 도메인을 쓰던 때였지만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다.

그러다가 요금이 좀 비싸다는 걸 체감,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다시 서버 이주 작업을 진행했다. 가입 시 30만원이라는 크레딧을 줬기 때문에 무료로 꽤 잘 이용해오고 있었다. 그런데..

인터넷을 한창 뒤지던 중 아마존 웹 서비스라는 것의 자세한 사용기를 보게 되었다. 기존에도 아마존 웹 서비스라는 게 존재하고, 서비스 분야로는 단연 1등이면서 한국 리전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지만 기본 요금이 비싸고, 자칫 사용하다가는 어마어마한 요금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3 겁이 나서 쉽사리 진입을 못 하고 있었다.

그런데 웬걸, 그 사용기에서는 Lightsail이라는 새 서비스가 출시되었고, Vultr과 DigitalOcean 같은 타 서버 업체들과 같은 가격에 한국 리전을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. 그리고 현재 이 블로그가 설치된 서버는 아마존 웹 서비스의 Lightsail을 사용 중이다.

이렇게 아마존을 칭찬한다고 아마존에서 나에게 뭔가 돈을 주지는 않는다. 나는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뭔가 돈을 벌 수 있는 광고를 달아 본 적이 없고,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. 하지만 ‘좋은 건 배워서 남 주자’라는 말은 내 좌우명 비슷한 것 중 하나이다. 한국 리전은 비싸서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업체들을 쓰던 사람들이 그 업체와 동일한 가격에 한국 리전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좀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기쁜 게 어딨겠는가?

이 시리즈는 남들이 이 글을 읽으며 자신의 서비스를 빠르게 사용자들에게 배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가기를 바라며 시작 선을 끊었다. 그러니 제발 아무나 좀 봤으면 좋겠다(…)


  1. 지금에서는 좀 이견이 있기도 하지만, 아주 ‘메이저’하지는 않다는 것은 아쉬운 사실이다. ↩
  2. 사실 GitHub 학생 팩의 혜택 중 하나가 그 업체의 50$ 크레딧 쿠폰이었던 점도 있다. ↩
  3. 사실 이건 가상 서버 플랫폼이 EC2로만 존재했을 때는 맞는 말이었다. ↩